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세계를 누비겠다는 거대한 꿈을 안고 대한글로벌에 입사했다.

그 이후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입사 6년 만에 과장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.

하지만 박강석 대리가 전입해 오면서부터 인생에 마가 끼기 시작했다.

무엇보다 지난 회식 자리에서 벌어진 사건 때문에 완전히 사이가 틀어져 버렸고 결국 지금의 상황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.

음 그때 그냥 모른 척 넘어갔어야 하나? 아니야. 그게 무슨 못난 생각이야. 이강원, 비록 지금 꼴은 우스워졌지만 그래도 당당하게 살자.

먹는 둥 마는 둥 대충 식사를 끝낸 강원은 호텔 밖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맥주와 간단한 안줏거리를 구입한 후 객실로 올라왔다.

답답한 속을 달래기 위해 소파에 앉아 캔 맥주를 들이켰지만 꽉 막혀 있는 가슴은 뚫리지 않았다.

끙 이대로 한국에 돌아가면 회사에서 잘리는 것은 기정사실이고 어떻게 해야 하려나. 문제는 내가 물어야 할 10억인데

아무리 고심을 거듭해도 해결 방안이 도무지 안 보이는 강원의 고민은 밤새도록 이어졌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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